
얼마 전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. 2014년생 남자아이라면 HPV 백신, 흔히 가다실이라 부르는 예방접종을 지금 무료로 맞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. 평소 예방접종만큼은 꼼꼼하게 챙긴다고 생각했는데, 가다실은 솔직히 남자아이 이야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. 그날 이후 제가 직접 알아보고, 아들과 상의해서 접종까지 마친 경험을 정리해봤습니다.
무료접종 대상, 우리 아이가 해당될 줄 몰랐습니다
병원에서 안내를 받고 처음 든 생각은 "이게 남자아이 얘기가 맞나?" 였습니다. '자궁경부암 백신'이라는 이름이 너무 익숙하다 보니, 당연히 여자아이만 해당되는 이야기로 들렸거든요. 그런데 의사 선생님 설명을 들으면서 제가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.
이 백신의 정확한 이름은 인유두종 바이러스(HPV) 예방 백신입니다. 여기서 HPV란 Human Papillomavirus의 약자로, 피부와 점막에 감염되는 바이러스를 통칭하는 말입니다. 이 바이러스가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, 남성도 예외가 아닙니다. 항문암, 구인두암, 그리고 생식기 사마귀 질환 등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. '자궁경부암 백신'이라는 명칭이 워낙 굳어져 있어서 오해하기 쉬운데, 실제로는 성별 구분 없이 필요한 백신이라고 보는 게 맞습니다.
2026년 기준으로 무료 접종 대상은 2014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남성 청소년입니다. 접종은 2026년 5월 6일부터 시작됐고, 지정 위탁 의료기관이나 가까운 보건소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. 지원되는 백신은 HPV 4가 백신으로, 4가(4價)라는 말은 네 가지 HPV 유형에 대한 항체를 동시에 만들어준다는 뜻입니다. 6개월에서 12개월 간격으로 총 2회 접종이 전액 무료입니다.
저처럼 병원에 갔다가 우연히 안내를 받고 알게 되는 경우도 있을 텐데, 대상자임에도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분명히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학교나 문자 같은 채널을 통해 좀 더 적극적으로 알려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. 접종 대상 여부는 출처: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.
- 무료 접종 대상: 2014년생 남성 청소년 (2026년 기준)
- 접종 시작일: 2026년 5월 6일
- 접종 백신: HPV 4가 백신 (가다실)
- 접종 횟수: 6~12개월 간격으로 총 2회, 전액 무료
- 접종 장소: 지정 위탁 의료기관 또는 보건소
접종 효과, 시기를 놓치면 아깝다는 걸 직접 알고 나서야
사실 처음엔 "남자아이한테도 꼭 필요한 건가?" 싶은 마음이 솔직히 있었습니다. 그런데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. 특히 '접종 시기'에 관한 설명이 제 마음을 움직였습니다.
만 15세 이전, 그러니까 지금 이 시기에 접종하면 성인보다 훨씬 강한 면역 반응이 형성됩니다. 체내 항체 형성 반응이 뛰어나기 때문에 성인의 경우 3회 접종이 필요한 것과 달리, 이 시기에는 단 2회만으로도 충분한 면역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. 쉽게 말해 지금 맞으면 적게 맞고도 더 잘 듣는다는 이야기입니다. 제가 직접 찾아보고 나서야 '시기를 놓치지 말아야겠다'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안전성에 대해서도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. 아이 몸에 놓는 주사인데 이상 반응이 있을까 봐요. 제가 알아본 바로는 전 세계 147개국에서 국가 예방 접종으로 도입해 효과성과 안전성을 확인한 백신입니다(출처: 세계보건기구(WHO)). 이상 반응으로는 접종 부위 통증이나 부기, 가벼운 미열 정도가 나타날 수 있는데, 일반적인 예방접종과 비슷한 수준입니다. 접종 후 병원에서 20~30분 정도 경과를 관찰한 뒤 귀가하는 것이 권장됩니다.
한 가지 더 제가 인상 깊게 들은 개념이 있었는데, 이 백신을 두고 '매너 백신'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 점이었습니다. 남성이 HPV에 감염되면 본인도 질환을 겪을 수 있지만, 추후 배우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위험도 있습니다. 접종이 본인 예방과 함께 파트너 보호까지 이어진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. 이 설명을 아들에게도 해줬더니 아이 스스로도 "그럼 맞는 게 낫겠다"는 말을 했습니다. 억지로 설득한 게 아니라, 이유를 설명했더니 아이가 납득한 거라 그 점이 제 경험상 가장 좋았습니다.
무료라는 이유만으로 결정하기보다는, 접종 시기와 효과, 이상 반응 같은 정보를 충분히 알고 아이와 함께 상의해서 선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. 저는 그 과정을 거쳤고, 결과적으로 아들과 같이 병원을 다시 방문해서 첫 번째 접종을 마쳤습니다.
자주 묻는 질문
Q. 남자아이도 가다실 꼭 맞아야 하나요?
A. 저도 처음엔 "남자아이한테 자궁경부암 백신이 왜 필요하지?" 싶었는데, HPV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항문암, 구인두암, 생식기 사마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. 본인 예방 외에도 미래 파트너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어, 의료진은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.
Q. 2014년생이 아니면 무료로 못 받나요?
A. 2026년 기준 남성 무료 접종 대상은 2014년생입니다. 해당 연령이 아닌 경우에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 다만 성인 남성도 아직 감염되지 않은 다른 유형의 HPV 예방을 위해 의료진 상담 후 접종을 선택할 수 있으니, 병원에서 직접 확인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.
Q. 가다실 맞고 나서 부작용이 심하지 않나요?
A. 제 아들도 첫 접종 이후 주사 맞은 부위가 약간 뻐근하다고 했는데, 하루 이틀 사이에 가라앉았습니다. 일반적으로 접종 부위 통증이나 부기, 가벼운 미열 정도가 나타날 수 있고, 접종 직후 20~30분은 병원에 머물며 경과를 보는 것이 권장됩니다. 전 세계 147개국 국가 예방접종으로 도입된 만큼 안전성은 확인된 백신입니다.
Q. 가다실은 몇 번 맞아야 하나요?
A. 만 15세 이전에 접종을 시작하면 총 2회로 완료됩니다. 1차 접종 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에 2차를 맞으면 됩니다. 반면 만 15세 이후나 성인은 면역 반응이 달라 3회 접종이 필요하기 때문에, 무료 대상인 지금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유리합니다.
결론
제가 이번에 느낀 건, 아는 만큼 챙길 수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었습니다. 병원에서 우연히 듣지 않았다면 무료 접종 기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았을 수도 있었을 거라 생각하니 아찔하기도 했습니다. 앞으로는 병원 방문할 때마다 아이의 예방접종 기록을 꺼내보고, 받을 수 있는 무료 접종이 남아 있는지 먼저 물어봐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.
2014년생 남자아이를 키우고 있다면 지금이 딱 그 시기입니다. 무료라는 혜택뿐 아니라, 면역 반응이 가장 좋은 나이라는 점에서도 지금 접종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유리합니다. 무료 접종 가능 여부와 지정 의료기관 목록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.